[사설] 71년 만의 ‘1월 추경’… 나라곳간 안중에 없는 대선후보들

정부 14조원 규모 추경안 의결
與野 대선용 퍼주기 증액 압박
홍남기 곳간지기 책무 다해야

사상 초유의 ‘1월 추경’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를 열어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의결, 오는 24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1월 추경은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이후 71년 만이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10번째다. 이런 재정중독이 또 있을까. 김부겸 총리는 “재정 상황이 허락하는 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돕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가 아무리 어렵다지만 올해 예산 자체가 사상 최대 규모인 607조원인데 새해 들자마자 추경을 편성하는 건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대선을 코앞에 둔 정치권의 퍼주기 행태는 점입가경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추경 규모를 대폭 증액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5조∼30조원을, 국민의힘은 32조∼35조원을 요구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힘이 제안한 35조원 추경편성에 공감, 환영한다며 모든 대선 후보에게 긴급회동을 제안했다. 윤석열 국힘 대선 후보도 “찔끔 해선 효과가 없다”며 “여야 합의를 통해 대대적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고 거든다. 여당은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220만 자영업자 추가 지원, 야당은 소상공인 지원규모를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리자고 한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뿌려 표를 얻겠다는 계산뿐이다.

이러니 나라살림이 성할 리 없다. 정부는 1차 추경재원을 11조3000억원의 적자국채로 메울 작정이다. 당장 국가채무가 올 연말 1075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데 차기 정부의 공약이행과 추가 추경까지 감안하면 1100조원대로 치솟을 공산이 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올 연말 50%를 넘고 3년 후 60%를 웃돌 전망이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에게 전가된다.

따로 노는 재정과 통화정책의 부작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막무가내로 재정을 살포하니 정책효과가 반감될 게 뻔하다. 당장 적자국채 발행 여파로 3년짜리 국고채금리는 어제 연 2.1%대로 급등했고 주택담보대출금리도 5%대로 올랐다.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자영업자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630조원을 웃돌고 3곳 이상에 빚을 낸 다중채무자도 27만여명에 이른다. 날로 커지는 인플레 압력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물가에 대한 우려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35개 선진국 중 증가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우려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이 비율이 60%까지 오르면 국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이 부실의 늪에 빠지면 경제·금융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 대내외에서 미국발 긴축·중국 경기둔화·자산거품 붕괴·가계부채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지 않은가. 대선후보들은 선거용 퍼주기를 자제하고 홍 부총리는 곳간지기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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